歌詞

회수권 한 장 내고 버스 올라타
 아는 사람 없나 둘러보는데
 초등 때 동창인지 아닌지 모를
 그 아이 나를 보며 웃고 있는데
 머리에 바른 무스 괜찮은 건지
 가방끈 혹시나 꼬이진 않았는지
 교복 소매에 땐 안 꼈는지
 흐릿한 유리창에 날 비춰보네
 지금 이 정도면 괜찮아 보여
 일부러 그 애 앞에 가서 섰는데
 명찰을 보니까 모르는 이름
 그 아이 나를 보며 한 번 더 웃네
 답답한 내 마음 울리는 내 삐삐
 음성메시지로 받은 내 친구의 미끼
 대충 얼른 준비해서 나가려고 하는데
 회수권도 한 장 없고 현금 쓰긴 아깝네
 삼촌을 졸라 버스 토큰을 얻었어
 청바지에 어울리게 신어 노란 워커
 버스를 기다려줘 급해지는 지금
 이유 없이 오늘 뭔가 될 것 같은 기분
 삼촌이 준 토큰 집어넣고서
 한적한 버스에 올라탔는데
 초등 때 동창인지 아닌지 모를
 그 소녀 나를 보며 웃고 있는데
 앞머리 내린 건 괜찮은 건지
 눈가에 눈곱은 끼진 않았는지
 바지 주름은 적당한 건지
 흐릿한 유리창에 날 비춰보네
 지금 이 정도면 괜찮아 보여
 일부러 그 애 옆자리 앉았는데
 그 앤 창문 밖만 바라보더니
 같은 정류장에서 내려갔다네
  
 차라리 타지 말걸 그 버스
 차라리 앉지 말걸 그 자리
 차라리 보지 말걸 그 소녀
 차라리 웃지 말지 이 바보야
 친구들 모임에 도착해보니
 아까 그 소녀가 왜 앉아있는지
 친구에게 누구냐 물어보니
 인사해 여친인데 처음 만났지?
 안녕하세요. 처음 뵙겠습니다
 아까 버스에서 봤잖아요?
 아 저 잘 못 봤는데
 에이 창문으로 계속 보셨으면서
 아 그건 저 창밖에 있는 걸
 제가 본다 그러다가 어떻게
 눈이 잠깐 마주친 거구요
 괜찮아요 그럴 수 있죠 뭐
 아 네... 하...
Written by: Knocked Hard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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